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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가야할 또 하나의 이유, ‘인생나무’를 만나는 당신의 과수원
작은가게 오래가게
20.11.11
제제가 위로 받았던 라임오렌지 나무. 언제나 편히 기대 쉴 수 있는, 그리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가 제주도에도 있다.
제주도에 있는 감귤 과수원, 당신의과수원은 도시인들이 일상에 지쳐 충전의 시간이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휴식처다. 게다가 감귤나무를 분양받아 ‘나의 감귤나무’로 인연을 맺으면 감귤나무의 생장주기에 맞춰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직접 물도 주고, 나무가 내어주는 맛있는 감귤을 먹으면서.
당신의과수원이 도시인들에게 외갓집처럼 편히 쉬러 올 때 방문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오성훈 대표를 만나 공유 과수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출처: 당신의과수원)
당신의과수원은 어떤 곳인가요?
제주하면 바로 떠오르는 게 귤과 돌하르방이죠. 그런데 요즘은 제주 감귤 농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요. 농촌의 고령화 문제와 더불어 밀려 들어오는 수입 과일들로 인해 제주의 과수원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죠. 게다가 농지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태양광 시설과 같은 개발도 많이 이뤄지고 있어, 소규모 과수원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어요.
(출처: 당신의과수원)
사실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판로’예요. 그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저희는 기존에 있던 과일나무 분양 모델을 참고삼아, 과수원 안에 있는 귤나무를 도시인들과 연결하는 공유 과수원 형태로 운영하게 되었어요.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감귤나무를 분양하거나 감귤과 감귤로 만든 로컬푸드를 정기배송 형태로 보내드리는 회원제 모델을 제공하고 있죠.
일종의 계약재배 형태와 비슷한데, 회원들을 확보함으로써 판로 문제도 해결하고 도시 사람들에게 제주와의 연결고리도 만들어 제주 농촌의 감성을 전달하고 있어요.
제주와 도시민이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 독특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름이 ‘당신의과수원’인가요?
말 그대로예요. 내 귤나무가 있는 과수원이죠. 귤나무가 있는 연고지를 통해 나 자신도 그 로컬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어요. 나와 연관된, 나의 무언가가 있는 지역이라는 건 그냥 그 지역을 좋아하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9월 즈음에는 이제 막 익기 시작하는 풋귤들이 가득하다.
제주도를 여행한다고 해도, 흔히 찾아가는 관광지보다는 내 감귤나무를 한 번 더 들여다보고, 그 주변을 경험하게 되는 거죠. 애착이 남다르죠. 저희는 그런 애착을 통해 도시와 농촌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으면 해요. 특히 외갓집 같은 시골을 경험할 기회를 잃어버린 젊은 세대들에게 이곳이 연고지가 되었으면 하는 거예요.
(출처: 당신의과수원)
그럼 도시민이 제주에 있는 과수원을 좀더 자주 들여다보고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가 따로 있나요?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과수원의 소식을 전하고 있어요. SNS뿐만 아니라 정기 뉴스레터 서비스를 통해 매월 과수원의 소식과 귤의 성장 과정을 보내드리고 있죠. 귤나무의 생장주기, 즉 봄에 꽃피고, 여름에 풋귤 열리는 것에 따라서 꽃꿀이나 풋귤청, 감귤칩 등 관련 제품들을 보내고요.
게다가 회원으로 등록된 고객들은 회원 기간 동안 언제든지 제주에 와서 과수원을 둘러볼 수 있게끔 했고요. 과수원 사이에 오두막도 지어 놓아서 자유롭게 피크닉을 즐길 수도 있어요.
감귤꽃꿀 (출처: 당신의과수원)
그리고 과수원에 방문하면 시기마다 과수원의 농부가 하는 일을 체험할 수 있게끔 해요. 1~4월은 귤나무 휴지기고, 5월부터는 꽃이 피는데, 그 시기에는 감귤꽃따기를 체험할 수 있어요. 꽃이 너무 많이 달려 있으면 감귤나무에 적정한 영양분을 공급하기 어려워서 잘 솎아줘야 하거든요.
저희는 가족회원이 많은 편인데, 특히 아이들이 과수원에 오는 걸 정말 좋아해요. 감귤꽃을 어디서 구경하겠어요. (웃음) 이런 식으로 직접 귤나무를 기르고 소유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요.
제주도 각 지역 농가들과 협업해서 오래된 감귤나무를 갱신하고 새로운 감귤나무를 기르고 있다고 들었어요.
귤나무는 사람의 일생 주기와 비슷하지만, 보통 30~40년생이 지나면 더는 맛있는 귤을 생산하기 힘들어요. 하지만 제주도 감귤농장의 70%에 달하는 곳에서 이런 오래된 귤나무가 자라고 있어요. 새로운 나무로 갱신하지 않으면 전체 생산량에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협업 농장들과 함께 계속해서 감귤나무 묘목을 키우고 분양하는 방법으로 공유 농장을 만들어왔어요. 이렇게 만들어온 감귤나무를 도시민에게 분양해 함께 생산하는 가치를 공유하며 과수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어요.
당신의과수원 오성훈 대표
현재 당신의과수원과 함께하는 협업 농가들은 어떤 분들이신지, 그리고 또 어떻게 같이 작업을 하시나요?
협업 농가들은 총 8곳으로, 현재 조천과 애월, 서귀포 남원읍에 위치한 과수원에서 함께하고 있어요. 많은 수는 아니지만 개별 농장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는 편이에요. 특히 서귀포 농장의 경우 농장주가 귀농인이신데, 저희와 협업하기 전에는 직거래에 한계를 느낀 동시에 수익이나 인력에서도 한계를 느끼고 계셨어요. 그러다 저희와 협력 관계를 맺게 되었는데, 지금은 당신의과수원 공동 대표로서 감귤 생산을 총괄하고 있죠.
막 수확한 햇귤
보통 제주의 지역 농가들은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오셔서 농지 규모가 큰데, 그러다 보니 한 번에 대량으로 수확하는 형태로 귤을 출하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직거래로 하기 때문에 좀더 품질에 신경을 쓸 수 있어요.
저희는 귤이 완전히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해요. 보통 햇빛을 많이 받아 가장 빨리 익은 나무 꼭대기의 귤을 먼저 수확하죠. 그다음 중간 부분이 익으면 또 따고. 그리고 수확한 귤은 당일 배송하고요. 이렇게 선별 수확해서 달고 농도가 짙은 귤을 신선하게 보내드리는, 이런 과정들은 저희와 뜻을 같이하지 않으면 같이 일하기 힘든 작업들이죠.
선별 수확 외에, 그야말로 ‘맛있는’ 귤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귤은 품종이 매우 다양하고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방식에 따라 맛에 매우 큰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당도를 높이고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타이벡(Tyvek)’ 재배, 즉 피복 재배를 해요. 타이벡은 회사 이름인데, 피복 자재 이름이에요. 주로 건축자재 방수용으로 쓰죠. 피복 재배는 감귤나무 밑에 하얀 비닐을 깔아 과일을 기르는 방식이에요.
타이벡 재배로 더 달콤하게 익고 있는 감귤.
재배된 감귤 가운데서도 저희는 당도 12브릭스 내외의 귤만
수확해서 당도가 높고 진한 맛이 날 수밖에 없어요.
감귤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데, 기본적으로 수분, 즉 빗물 조절이 가장 중요해요. 비가 많이 오는 해에는 감귤이 밍밍하고 맛이 없는 이유가 땅이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어서 감귤나무의 당도를 빨아들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피복 자재를 깔아 빗물이 땅에 흡수되는 것을 막는 거죠.
지금 가장 맛있는 햇귤(출처: 당신의과수원)
당신의과수원의 협업 농가들처럼 제주의 작은 농가들이 지속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농사는 사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이에요. 변화가 많은 토지 기반의 일이고, 노동력도 많이 들어가죠. 앞으로 5~10년 안에는 농촌인구 고령화로 많은 농지들이 쉬게 될 거예요. 그럼 대기업이 큰 규모로 농사를 짓거나 스마트 농업을 도입해 대량 생산으로 흘러가게 될 거고요.
그에 비해 작은 농가들은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게 있어요. 어렸을 때 시골에 가서 농촌을 경험한 세대의 감성에서 바라보면, 농촌 경관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과수원. 과수원은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죠.
물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익이 보장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필요하고요. 저희는 공유 과수원이라는 형태로 다른 농가들과 협업하면서 회원을 모집하고 수익을 확보하고 있고, 단기간이 아닌 향후 5년 뒤를 바라보고 있죠. 공유 농업을 하나의 모델로 삼아 터득해봐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감귤나무 회원으로 등록하면 나무에 글귀를 새긴 팻말을 걸 수 있다.
앞으로 당신의과수원이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라시는지요?
저희는 과일나무를 모티브로 삼아서 아이들의 고향이나 연고지를 만들어주고자 해요. 아이들이 매해 과수원을 방문해서 감귤나무와 함께 성장스토리를 쌓아갈 수 있게끔 하려고 해요. 저희가 키우고 있는 묘목이 3년생인데, 아이들에게 분양해서 함께 커갈 수 있게끔 하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어요. 인생나무가 있는 제주를 아이들에게 연고지로 만들어 주고, 그곳을 방문하는 기쁨과 설렘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마치 우리가 어렸을 때 외갓집을 방문했던 것처럼요. (웃음)
(출처: 당신의과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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