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흔한 음식 만두. 지역에 따라, 만드는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인 만두는 그만큼 그 안에 담긴 의미도 다채롭다. 그렇다면 최근 제주도에서 가장 핫한 수제만두 전문점으로 떠오르는 ‘장인의집’의 만두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남다른 마음으로 시작한 제주의 작은가게가 뜨거운 관심을 얻기까지의 여정을 장인의집 이인철 대표를 만나 들었다.

[장인의집]

Owner : 이인철

Menu : 수제 4색 만두전골, 4색 모둠만두, 해장국 등

Tel : 0507-1313-1610

Time : 매일 10:00 ~ 21:30(마지막 주문 20:30)

Be Located : 제주시 애월읍 애월로 19길 31 1층(본점)

이인철 대표님 안녕하세요, 제주에서 핫한 만두 맛집 장인의집을 취재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네 에디터님, 반갑습니다! 저도 전국 각지의 소상공인과 로컬크리에이터를 소개해주는 ‘작은가게 오래가게’와 인터뷰를 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포스트를 자세히 살펴보니, 방송국 PD였던 저조차도 잘 몰랐던 저마다의 가치와 철학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원래 방송국 PD로 근무를 하셨다고요?

맞아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SBS에 입사해 약 15년간 PD로 근무했어요. 입사 당시 전국의 숨은 맛의 고수들을 찾아 소개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 그 포부를 팀에 밝히면서 ‘고수뎐’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까지 했죠. 덕분에 전국의 숨은 맛집을 발굴하고,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전하게 되었고요.

15년이면 PD로서 굳건히 자리를 잡았을 것 같은데요. 퇴사를 하고 가게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맛집 발굴 전문 PD로서 전국을 유랑하며 청년기를 보내다 보니, 어느새 30대 중반이 되었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삶을 멀리 바라보게 되었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인생의 고찰을 하면서 누군가가 만든 음식을 소개하기 보다 더 늦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손님에게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또 제가 겪었던 우리나라의 식문화와 음식을 대하는 마음도 함께 나누고요. 그래서 가게를 운영하기로 마음먹었죠.

사업 아이템을 ‘만두’로 결정한 이유도 궁금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만두’이기 때문이에요. 너무 단순한가요?(웃음) 아시다시피 만두는 종류가 정말 다양해요. 실제로 각 지역마다 저마다의 특색을 가진 만두들이 넘쳐나고, 같은 지역이라고 해도 맛과 모양 모두 다르잖아요. 그만큼 수많은 매력을 가진 음식이죠. 그리고 그 매력 중 하나로 만두에는 만드는 사람 저마다의 철학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뿐만 아니라 만두는 어떤 음식보다 만들기 까다로운 음식인데요.(수제로 만두를 만드시는 분들 모두 공감하실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만두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 아닌, 그 속에 숨은 의미를 곱씹으며 먹는 음식이기도 하죠. 이처럼 만드는 사람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만두라면 제가 지금까지 치열하게 살아왔던 인생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가게 이름을 ‘장인의집’으로 지은 이유가 있나요?

‘오래오래 초심을 잃지 않고, 오랜 시간 들어왔던 장인들과 위인들의 마음을 본받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어요. 처음 손님을 받았을 때의 마음으로 언제나 손님의 입맛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가 잘나서 잘된다는 위험한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장인정신을 갖자는 마음이죠. 옛날 저희 부모님, 조부모님 세대부터 내려왔던 가훈인 ‘묵묵히, 처음처럼’ 이 두 마디를 지키며 매장을 운영하는 게 장인의집의 차별성이자 강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가게를 운영하면 장소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많은 지역 중 제주, 그중에서도 애월을 선택하셨어요.

전국민에게 제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선 전국민이 모이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문득 제주도가 떠올랐어요. 그래서 퇴사 후 무작정 제주도로 내려왔는데 정말 막막하더라고요. 당시에 부모님 몰래 내려오기도 했고 지인도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 난관을 헤쳐나가야겠다는 생각에 관광지에서 음료를 배달하면서 6개월간 상권 분석에 매진했는데요. 일을 하며 친해지고, 저를 어여삐 여기시던 한 할머니께서 ‘애월에 집이 있으니 장사를 하고 싶으면 그곳에서 하라’고 권유해 주셨죠. 그렇게 그 가정집을 직접 개조해 지금까지 열심히 장사하는 중이고요. 주변 분들의 많은 도움 덕분에 지금의 장인의집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이미 만두 맛집으로 유명하지만, 대표님께 직접 장인의집 만두에 대해 들어보고 싶어요.

우선 제일 큰 특징은 처음부터 끝까지 직원들의 손을 거치지 않는 과정이 없는 ‘수제’라는 것이에요. 또 제주도를 비롯해 국내산 재료를 사용하고, 재료 손질 모두 매장에서 직접 진행하죠.

저희가 사용하는 만두피는 비트와 쑥, 먹물로 색을 내는데, 2일 숙성을 거쳐야만 만두피로써의 가치가 완성됩니다. 속재료의 기본인 흑돼지고기 역시 2일간 숙성해야 만두소로 사용할 수 있고요. 또 육즙을 보관한 상태로 급속냉동시키는 시스템 공정을 자체 제작해 어느 곳에서 먹어도 갓 찐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실제로 문어만두, 전복만두 등 장인의집에서만 드실 수 있도록 특허까지 완료된 유일무이한 수제만두입니다.

장인의집의 필수코스 '만두전골'은 특허까지 받으셨다고요?

맞아요! 정성들여 만든 만두와 신선한 재료를 넣어 만든 만두전골은 오직 장인의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에요. 4색 만두 전골 제조법이 지난 2019년 출원해 21년 12월에 등록되었죠. 매년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는 비법이 특허받은 메뉴 덕분이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장인의집에서 만두를 만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위생과 청결을 중시합니다.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이 ‘내가 만든 만두가 맛이 없어 싫어하면 어떡하지’라는 것이었는데요. 때문에 좋은 재료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청결하고 위생적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늘 다짐하고 있습니다.

장인의집은 HACCP 인증까지 받았다고 들었어요. 그만큼 재료 관리까지 철저할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재료를 공수하는 것부터 손질하기까지 위생만큼이나 철저하게 관리하는 중이에요. 우선 기본적인 채소류들은 김포와 제주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모자란 양들은 주변 농가에서 공급받고 있습니다. 문어, 전복 또한 국내산으로만 사용하여 신선도 및 품질체크를 하여 사용 중이고요. HACCP 인증을 받으면 그 수급량과 품질까지 같이 체크를 해야 해서 모든 임직원들이 열과 성을 다하여 검수 후 사용 중입니다.

제주도 인기 맛집으로 소문나 방문객이 많아진 만큼, 직접 빚는 수제만두를 공급하는데 어려움도 따를 것 같아요. 이 어려움을 해결하고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가요?

방문객이 많아지고 수제만두의 소비량이 많아지면 결국 사람의 손이 더 필요합니다. 기계의 힘을 빌릴 수는 있으나 저희 만두는 기계로 구현해내지 못하는 중량과 모양을 가지고 있어 기계화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요. 때문에 애월에 계신 분들 중 거의 대다수가 저희 집에서 만두를 한 번씩은 만들어 보셨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력이 많이 필요하죠. 지역사회에서 손이 많이 가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봉사도 하며 마을 분들의 힘을 빌려 열심히 제조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계는 사람의 손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기계로 대량생산은 가능할지 몰라도 정성과 열정은 구현해 낼 수 없다’라는 게 제 철학이고 자부심입니다.

고객들이 장인의집을 어떤 브랜드로 기억해주길 바라시나요? 

저는 처음 오픈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제주도 하면 장인의집’이라는 인식이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음식 하나에 들어가는 노력은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을 정도로 자부심을 가지고 만두를 선보이는 중이죠.

뿐만 아니라 저희 만두를 드시려면 5일의 기다림이 있어야 하고 그 5일 동안 저희 임직원들은 모두 휴일이 없을 정도로 각자 열정과 성취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노력들로 인해 장인의집이라는 브랜드가 하면 된다는 인간의 위대함과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제주도의 열정적인 회사, 100년이 넘어도 유지되는 굳건한 식당, 오늘 왔던 가족이 다른 가족을 만나 그 아이들이 또 방문하고 그 아이들이 가족을 꾸려 그 아이의 아이까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할머니 집처럼 포근하고 아련한 그런 장소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끝으로 인터뷰를 통해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코로나 19를 비롯해 인건비와 식자재비 상승은 물론 고객 분들의 입맛도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주변 작은가게를 운영하시는 분들의 고충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늘 최선을 다한다면 안 되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열심히 하시는 만큼 최고의 결과를 얻길 바라겠습니다. 대한민국 소상공인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