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
난주와 함께하는 낯선 이의 집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가게지기 1기
22.12.08
『오히려 이름 모를 이가 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은가요. 금붕어 난주와 함께 사유하며, 잃어버린 평온함을 찾으세요. 낯선 이의 집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현대인들의 지친 일상에서 카페 ‘난주’는 가벼운 쉼터를 자처한다. 그들은 유유자적 헤엄치는 다소 특이한 생김새의 관상어. 가게 속 난주를 바라보며 쉬길 제안한다. 필자는 난주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것들에 매력을 느꼈다. 그중 가장 매력적인 건 대표님 두 분이었다. 「난주의 사장님들은 다정했다. 서로에게든, 타인에게든, 사람이 아닌 것들에게도. 그들과 대화하면 즐겁고, 사랑스러우며 따뜻했다.」 난주를 처음 방문하고 작성한 일기 속 한 문단이다. 나와 같은 모든 타인들이 그들의 순수한 다정함을 느꼈으면 한다. 더불어 따뜻한 그들이 만든 공간 난주에 대해서도.
“난주의 시그니처는 난주예요. 난주가 있기에 현재의 난주가 있어요.”
난주 속 수조는 인테리어가 아니에요. 그저 집에 자연스럽게 있는 그들의 반려 물고기이자 우리의 화단, 식물들도 그 안에서 편안하게 융화되길 바랐어요. 그렇다면 손님들 또한 우리가 전하는 바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난주는 금붕어의 일종이다. 중국에서 화금의 돌연변이를 개량시킨 품종이며, 등지느러미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육혹이라 불리는 얼굴의 볼살 통통함 또한 큰 특징 중 하나이다. 작게 헤엄치는 난주를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어디로 갈지 예상도 되지 않는 그들의 유영을 따라가다 보면 놀랍게도 차분해진다.



우리 가족에 대해 설명하자면 우리 둘, 난주 7마리, 고양이 란츄. 고양이 란츄는 현재 4개월 아기이고 매장 앞 차 본네트에서 3일 동안 울던 고양이다. 우리는 란츄를 사랑으로 키우고 있고 예뻐질 줄 알았던 얼굴은 별로 안 예뻐졌다. 3차 접종과 중성화가 끝나면 출근시켜볼 예정이지만 가능할진 미지수다.
난주의 시작이 궁금해요.
“우연과 운명은 교집합”
우리는 우연히 난주를 사육하게 되었고, 운명적으로 난주라는 공간을 만났어요. 금붕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히 들어간 중고 서점에서 아주 오래된 금붕어 서적을 발견했고, 그 책에서 처음 만났던 난주였죠. 우리는 이끌리듯 단시간에 난주에게 매료되었고, 난주 두 마리를 입양했어요. 이것은 우연이었죠.
난주라는 공간을 만나기 전 우리는 커피 관련 업무를 7년 동안 지속한 한 사람과 첼리스트로 17년을 생활하며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한 사람으로서 단조로운 일상을 살고 있었어요. 우리는 부산이 고향인 한 사람으로 인해 2022년 늦은 봄 부산 여행을 계획했고 부산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부산에서 카페를 하면 좋겠다. 바다도 가깝고, 나는 꼭 바다 근처에서 카페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라는 대화를 나눴죠. 이 대화가 운명이 될 줄은 몰랐어요.
“우리의 대화는 운명이란 말이 잘 어울리게 이루어졌어요.”
우리는 굳이 이 공간을 만들자. 계획하지 않았고, 망미를 선택한 것은 온전히 이 주택은 우리와 운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공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분명한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운명처럼 이끌리듯 우리는 모든 것을 순응했고 돌아보니 간판에 불을 켜고 있었어요.
“우리의 메시지를 온전히 전하고자 모든 것에 힘을 빼기로 했어요.”
‘한눈에 반하다’라는 말과 잘 어울리는 현재 난주의 주택은 당시 정말 거주지 목적의 주택이었다고 한다. 계약 이후 내부 인테리어도 최소한으로 바꾸고, 외관의 페인트칠도 그대로이다. 그저 담벼락을 허문 것이 전부라고 했다. 주택을 특성을 온전히 살리고 싶었기 때문에 철거를 최소화하였다.

메시지라니. 대표님의 운영철학에서 두드러지는 건가요?
아직 많은 경험이 필요한 청춘이기에 특별한 철학이란 없어요. 그렇지만 매일을 쉬지 않고, 생각하고, 움직이며 난주가 카페가 아닌 브랜드의 형태로써 굳건해지길 바라요. 난주는 문화적인 움직임과 새로운 창작의 형태로써 유영을 이어 나갈 거예요.

시그니처 메뉴 ‘동면’과 ‘난주양갱’. 그리고 위와 오른쪽은 각각 ‘빵과 크림’, ‘고쇼바닐라’
카페로서 난주만의 메뉴가 궁금해요.
다채롭고 화려한 디저트는 난주가 아니어도 돼요. 우리가 집중하는 것에 더 비중을 두기 위해 디저트는 대중적이고 누구나 아는 맛에 초점을 두었어요. 그리고 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우리 공간에 잘 어우러지는 것으로만 준비했고요.

‘동면‘ : 가을 겨울 시그니처 메뉴
금붕어도 동면을 한다. 난주의 난주들은 충분히 물의 온도를 맞추어 주기에 동면하지 않지만 말이다. 다만 사람도 힘든 날 동면하고 싶을 때가 있듯 그 마음을 음료로 담았다.
‘동면’은 물고기 사탕이 함께 제공된다. 사탕을 음료 위에 올려두면, 눈밭에 파묻히듯 우유폼 안으로 들어간다. 음료를 다 마시면 바닥에 머무르는 난주가 보인다. 동면은 끝이 나고, 겨울도 끝이 난다. 눈이 오지 않는 부산에서 난주는 온통 눈밭이다.

‘난주양갱’ : 붉은 몸체에 지느러미가 없는 검은 눈의 난주
난주의 모습을 꼭 닮아있는 양갱이다. 고구마 무스와 백앙금, 복분자 가루로 건강한 맛과 색을 내었다. 난주양갱은 유영하고 있는 물고기 난주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동면과 난주양갱 모두 시각적으로, 미각적으로도 많은 뜻을 담고 있었다.

브랜드로서의 난주는 어떤 모습인가요?
상업적인 측면이 두드러지지 않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최근 독서 모임을 열게 되었어요. 소음에 완벽하게 노출되어있는 현대사회에서 소음을 제거하는 것. 문장을 바라보고 사유함으로써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환기가 되는 순간을 함께하고 싶었어요. 대화 없이 온전히 음악과 문장으로 치유 받는 시간이 되길 바라면서요.
난주 독서 모임 첫 주제는 ‘온전한 사랑’
난주에서 주최하는 독서 모임은 정해진 날에만 진행된다. 미리 정한 주제에 관한 책을 약 100분 정도 읽는다. 도서가 없더라도 괜찮다. 난주에서 대여를 해주기도 한다. 이후 주제와 맞는 곡 감상도 가진다. 그 시간동안 난주를 감상하기도, 글을 쓸 수도 있다. 평소 생활에서 환기점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난주는 쉼터를 자처한다. 독서 모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디저트와 새로운 난주의 모양과 가까워질 수 있다. 비슷한 결의 사람들과 시간을 나누는 것은 소중하니까.
첫 독서 모임은 어떠셨나요?
첫째 날을 진행하며 잘 준비한 연주회를 마친 기분이 들었어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는 그 날 책을 읽지는 못했어요. 볼륨을 높였다 줄였다 반복하며, 사람들의 표정을 조심히 바라보았어요. 좋아보였어요. 책을 읽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는 마음. 난주에서의 모든 감정은 처음 느껴보는 마음 같아요. 처음 사랑하는 사람처럼. 사랑은 무한한 것, 세상에 사랑이 아닌 것이 있을까요. 우리의 독서 모임은 계속해서 ‘온전한 사랑’이라는 주제 아래 계속될 것 같아요. 사랑은 끝이 없으므로,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SNS에 기재되는 감각적인 포스팅에 대해 궁금해요. 사진 속 시선에서 애정이 묻어나오는 게 쉽지 않거든요. 글도 마찬가지로요.
어디선가 ‘사랑해‘라고 속으로 되뇌며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잘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마치 그런 것. 진실된 애정을 갖고 있으면 그 사진에서는 진심을 읽을 수 있어요. 우리의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는 감각보다는 감정으로 만들어져 있어요.
가게를 닫은 이후 대표님 두 분의 일상을 물었을 때, ‘난주에서의 삶이 우리의 현재 일상이기에 금붕어가 유영하듯 우리의 일상 또한 그렇다.’고 답변했다.
난주가 바라는 난주의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풀어내어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듯이 사랑 같은 곳. 사랑을 담고, 닮고 싶어요.
글 | '작은가게 오래가게' 대학생 서포터즈 박정희

본 포스팅은 작은가게 오래가게 대학생 서포터즈 '가게지기' 활동의 일환으로 활동비를 제공 받아 작성된 홍보 콘텐츠이며, 광고나 협찬 없이 소상공인을 직접 발굴하여 인터뷰를 진행해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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