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
“엽서만이 가지는 힘이 있다고 믿어요.” 연희동의 한 엽서 도서관 이야기
가게지기 1기
22.12.09
❝
꿈으로 가득찬 설레이는 이가슴에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
간단한 클릭 몇 번이면 시공간 제약없이 쉽게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런 변화에 따라 우리는 한글자 한글자 정성을 담아 눌러 쓴 편지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고 있다. 오타 한 자 없이 깔끔한 인터넷 메세지와는 다르게 삐뚤빼뚤한, 또 어딘가는 엉성한 손편지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본 기억을 떠올려보자. 신중하게 편지지를 고르고,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상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을 한 자 한 자 적어갔을 것이다. 이 과정들을 알기에, 손편지는 길이와 상관없이 소중하고 또 특별하다. 손편지의 특별함, 더 정확히는 엽서만이 가지는 힘을 믿는 연희동의 한 도서관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포셋의 불빛이 문 앞을 지키고 있다.
안녕하세요, 포셋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포셋은 ‘엽서 도서관’이라는 이름 아래 3,200여개의 다양한 엽서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일인용 책상에 앉아 엽서 위에 누군가를 위한 마음을 적어보고, 기록 보관함에 기록물들을 쌓아나가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에게 집중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건넵니다. 또 마음을 주고받는 자리가 되어주기도 하고요. 포셋이라는 이름은 엽서(postcard)와 종이(paper), 포스터(poster)등 종이와 기록을 연상하게 만드는 단어들을 조합해 만들어진 조어입니다.
엽서 도서관이라는 개념이 생소해요. 혹시 ‘Poset’이라는 공간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
포셋이 만들어지기 전 오브젝트에서 오랜 시간 꾸준히 찾아주시는 카테고리가 엽서였습니다. 하지만 엽서라는 제품 특성상 공간 대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자리가 점점 줄어들게 되었는데요. 여러 창작자들의 멋진 작품들이 한정적으로 소개되는 점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엽서가 주인공이 되는 공간이 생기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고 도서관 서재에 꽂혀 있는 책처럼 엽서가 선반을 가득 채우고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죠. 그렇게 지금의 엽서 도서관의 모습으로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입구 앞 매일 새로운 편지 한장으로 하루를 열어가신다고요.
포셋 입구에 적혀 있는 편지를 ‘대문 편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웃음) 포셋에 들어가기 전에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이 회색 대문인데요. 이곳을 찾아와주시는 분들께 매일 우리의 기록을 건네보고자 했어요. 대문 앞을 지나치는 짧은 순간이지만 포셋이 나누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다정한 환영의 인사로, 누군가에게는 그날 하루의 위안이 되었으면 해요. 대문 편지는 매일 오픈 전 포셋의 사서가 수기로 적고 있어요. 참고로 포셋에서는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사서’라고 부르고 있답니다.

여러 작가들의 전시도 진행된다고 들었어요.
전시가 주기적인 일정을 가지고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포셋에 들러주시는 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엽서 도서관인 만큼 ‘엽서'가 주인공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창작자들의 엽서를 함께 선보이고 있어요. 현재는 우리의 일상에 도움을 주는 ‘siri’를 주제로 한 그래픽 엽서를 보여주는 ‘무한의 연상’ 전시가 진행 중이에요. 엽서 도서관이 엽서 한 장으로 무엇이든 생각하고, 기록하며, 상상해 볼 수 있는 장소인 만큼 ‘무한의 연상’ 전시 두 번째 시리즈로 올해 겨울 찾아뵐 예정입니다.
(출처: poset)
‘엽서’가 포셋에게 어떤 의미인지 여쭤보고 싶어요.
쉽게 말하고,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종이 엽서'에 담긴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엽서는 그날을 기억하고 떠올리게 해주는 매개체가 되어주기도 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해주는 수단이 되어주기도 하죠. 비록 종이 한 장이지만 누군가의 취향을 대변하기도 하고, 그 안에 담긴 진심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 주기도 하죠. 특별한 기록물이 되어주는 점이 엽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poset’만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신경 쓴 디테일이 있을까요?
‘엽서 도서관' 이라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공간인 만큼 ‘3,200개의 엽서가 주인공이 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어요. 포셋을 준비하는 데에는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요. 엽서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 인테리어를 중점적으로 고민하다 보니 어디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선반과 집기들이 필요했고, 실무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며 직접 제작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저희가 직접 모든 것들을 제작해서인지 자연스럽게 ‘포셋'만의 분위기가 연출되었던 것 같아요. 오직 엽서와 기록을 하는 행위에 집중할 수 있는 담백한 공간으로요.
현명한 소비를 추구하는 브랜드 object의 마인드가 poset에 어떻게 담겨있는지 궁금합니다.
오브젝트는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랜드입니다. ‘엽서'라는 사물을 조명하게 된 이유도 이 작은 종이 한 장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을 전하고, 이어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빈 선반에서부터 시작된 오브젝트는 소규모 창작자들과의 오랜 인연을 이어가면서 함께 자랐습니다. 창작자를 비롯해 직원, 오브젝트에 발걸음해 주시는 분들의 손길과 온기까지 매장 구석구석 닿지 않은 곳이 없어요. 포셋 또한 오브젝트에서 인연을 쌓아 온 창작자들과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해 주는 사물의 힘을 믿으며 함께 공간을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기록보관소를 열어보니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것 같아요.
포셋의 기록보관소는 이야기를 보관하고, 꺼내고, 쓰고 남기면서 기록들을 쌓아 나갈 수 있는 보관함을 대여해 드리는 서비스입니다. ‘나’의 소중한 순간들이 담긴 편지와 일기장, 사진, 소지품, 기록과 추억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보관할 수 있어요. 또한 ‘우리’의 기록을 담아가는 교환일기를 쓰고 보관함을 통해 평소에 전하지 못했던 사랑과 미안함, 고마운 마음을 나누는 편지와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기록보관소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1인용 책상 사용 시간을 예약할 수 있는데요. 대기 없이 자리에 앉아 편지나 일기를 쓰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포셋의 기록보관함 서비스 신청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나 이용을 희망한다면 카운터로 문의해 주세요. 친절하게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사람들이 ‘poset’을 방문한 뒤 어떤 느낌, 경험을 했으면 좋겠나요?
포셋에 머무르는 시간만큼은 마음이 충만하게 채워지는 경험과 편안함을 느끼고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많은 것들이 빠르게 생기고 사라지며 받아들여야 하는 이 시대에서 천천히 나를 돌아보고, 온전한 나로서 돌아오는 자리로 마련되길 바라요.
포셋의 로고가 T 모양이네요. 로고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브랜드 로고는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읽기 쉬우면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의미에서 심볼 마크인 ‘촛대’ 이미지를 형상화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하얀 종이’에서 출발하여 흰 백 자를 떠올렸습니다. 문자의 시작을 찾아가면서 흰 백 자가 촛불의 모습을 따서 만들어진 한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촛대의 ’T’와 종이의 사각형 형태를 불 형상으로 변환하여 심볼 마크와 포셋의 로고 세트를 완성했습니다.

poset의 분위기가 연희동에 무척 잘 녹아있어요. 혹시 poset의 위치를 연희동으로 설정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포셋의 공간이 빠르게 소비되는 공간이 아니길 바랐어요. 동네 주민분들도 편히 들러주시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으면 했죠. 연희동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바로 아시겠지만 소란스럽지 않고, 정감 가는 분위기를 가진 동네입니다. 지금의 포셋은 동네 주민분들이 오가는 길가에 위치한 오래된 건물 3층에 있는데요. 3층에 올라서면 창가 너머로 반겨주는 푸른 가로수들이 보여요. 이 모든 풍경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엽서 도서관 포셋의 모습과 가까웠습니다.

수많은 작가님들의 작품이 엽서에 표현되어 있네요, 혹시 대표님께서 직접 사진을 셀렉하는 것인가요?
포셋의 엽서들은 담당자 한 사람만의 취향이 아닌, 다양한 취향들이 반영되기를 바랐습니다. 직원들의 추천을 받거나, 오브젝트와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온 창작자들의 엽서들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기존 창작자들의 소개로 연결된 다른 창작자분들의 엽서까지 함께 선반에 올리게 되었어요. 이렇게 연결되며 관계를 이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지금의 포셋은 기존의 창작자분들과 새롭게 인연이 만들어진 창작자분들의 엽서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여쭤보고 싶어요.
올해가 가기 전에 부산에서도 포셋을 만나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2호점 ‘포셋 전포'는 부산 전포동의 전기 전자 도매 상가 지역 사이에 녹여낼 생각인데요. 전포에서의 소식도 곧 포셋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할 예정입니다.
글 | '작은가게 오래가게' 대학생 서포터즈 김영지

본 포스팅은 작은가게 오래가게 대학생 서포터즈 '가게지기' 활동의 일환으로 활동비를 제공 받아 작성된 홍보 콘텐츠이며, 광고나 협찬 없이 소상공인을 직접 발굴하여 인터뷰를 진행해 제작하였습니다.
가게지기 1기
구독하기
이 작가의 다른 컨텐츠
함께 보기 좋은 컨텐츠
바쁜 도심 속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는 한옥 스테이 ‘와하녹’
서울 야경 명소 추천, 야간 데이트 가볼만한 곳 4
익숙한 여행지의 재발견, 주말 나들이 가기 좋은 서울 명소 3
[가게지기 2기 발대식 후기] (스포) 판교 한복판에 초록 군단이 뜬 사연?
114
0
알림
아직 도착한 알림이 없어요
새로운 소식이 도착하면 알려드릴게요
개인정보처리방침
제1조 목적
제2조 용어정의
제3조 약관의 명시, 효력 및 개정
제4조 약관 동의 및 서비스 이용계약의 체결
제5조 개인정보의 보호 및 관리
제6조 회원에 대한 통지
제7조 서비스의 제공 및 이용
제8조 서비스의 변경, 중단, 일시 중지
제9조 권리의 귀속 및 저작물의 이용
제10조 게시물의 관리 및 임시조치
제11조 회사의 의무
제12조 회원의 의무
제13조 서비스 이용의 제한 및 중지
제14조 계정의 관리책임
제15조 양도금지
제16조 이용계약의 해지
제17조 면책조항
제18조 약관의 해석
제19조 준거법 및 재판관할
프로필 수정
저장
약관 및 정책
공지사항
FAQ
알림